2023년의 시작

2023-01-01 | 새해 첫날, 일출을 보고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 특별하진 않지만 의미 있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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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 첫날, 일출을 보기 위해 하늘공원을 찾았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몸을 일으켜 천천히 길을 나섰다. 피곤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첫날의 아침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밤새 도심은 들떠 있었지만, 이른 아침 공원은 조용했다. 사람들의 발걸음은 드물었고, 오히려 그 고요함이 좋았다. 멀리 수평선 너머로 붉은 빛이 조금씩 퍼져 올랐고, 주변 사람들의 숨소리와 기대 어린 시선 속에 묘한 온기가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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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한참 바라본 뒤, 익숙하지만 아직은 조금 서먹한 지인의 집으로 향했다. 따뜻한 햇살이 창가를 채우고 있었고, 그 속에서 나눈 새해의 첫 잔은 말보다 깊은 위로가 되었다. 서로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놓고, 웃고, 때로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 못 나눴던 말들이 천천히 이어졌고, 함께했던 기억들이 조용히 떠올랐다. 그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지만, 오래 남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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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혼자 있는 시간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쉬운 일도 많았고, 내가 더 잘할 수 있었던 순간들도 떠올랐다. 마음 한편이 조용히 저려왔지만,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해라는 시간은 어떤 틈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정리하고, 다짐하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기에 좋은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