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는 같은 곳에서 만난다
처음 러닝을 시작했을 때,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은 다른 세계의 존재 같았다. 그들이 무심하게 올리는 훈련 일지, 믿기 힘든 페이스, 그리고 완주 기록들. 나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데 그들은 평온해 보였고, 내가 한 달을 마음먹고 준비해야 뛰는 거리를 그들은 매일 아침 조깅으로 해치우곤 했다.
"재능이 다르구나." "저 사람들은 타고난 신체 능력이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수년간 신발 끈을 묶고, 깨지고, 다시 달리며 현재 기록에 도달한 지금, 나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을 깨달았다.
아마추어는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엔 같은 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1. 속도가 아니라 방향, 그리고 지속성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러너들을 스쳐 지나갔다. 혜성처럼 등장해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사라진 재능러들도 있었고, 온갖 장비와 이론으로 무장했지만 금방 흥미를 잃은 사람들도 있었다.
반면, 처음엔 눈에 띄지 않던 사람들이 있었다. 특별히 빠르지도 않았고, 화려한 장비를 자랑하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신의 훈련 일지를 채워가던 사람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주로에 남아있는 건 화려했던 그들이 아니라 묵묵했던 그들이었다. 어느새 그들은 싱글을 찍고, 서브-3를 달성하고, 마침내 나와 같은 출발선, 같은 그룹에 서 있었다.
2. 같은 자리의 의미
여기서 말하는 같은 자리는 단순히 기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포기하지 않은 자들이 도달하는 영역이다.
매일 새벽 이불 밖으로 나오는 고통을 이겨낸 시간, 부상의 두려움을 관리하며 멘탈을 다잡은 시간,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어제의 나와 싸워 이긴 수천 번의 승리.
이 과정을 견뎌낸 사람들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본다. 출발선에서 마주친 눈빛만으로도 서로에게 깊은 존경을 보낸다.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재능이 아닌, 지독한 꾸준함으로 만들어진 자리라는 것을 서로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3. 재능을 이기는 유일한 무기
프로의 세계에서는 타고난 재능이 절대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아마추어의 세계에서 승패를 가르는 건 유전자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지금 당장은 누군가가 나보다 훨씬 앞서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나의 성장이 너무 더디게 느껴져 초라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조급해할 필요 없다.
내가 멈추지 않는다면, 신발 끈을 묶고 현관문을 나서는 그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다.
결국 꾸준함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