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의 의미를 새기며
1
예수는 "사랑의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가장 비참한 죽음을 이루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슬픔과 고통을 나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두운 눈동자, 그 눈동자에 외로운 빛이 담긴다. 미소 짓는 그 눈동자에는 소박하고 솔직하고 순수한 빛이 담긴다. 다른 사람이 고통을 당할 때 그는 결코 그것을 저버리지 않았다. 여자들이 울고 있을 때 그는 거기에 있었다. 노인이 외로울 때 그는 옆에 앉아 주었다. 가라앉은 눈에선 기적보다 깊은 사랑이 흘러넘쳤다. 그리고 배신한 자, 자신을 저버린 자들의 구원을 기도해 주었다. 그의 삶은 그것뿐이다.
2
하지만 이 날이 모두에게 기쁜 날은 아니다. 누군가에겐 슬픔이 더 가까운 날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성탄절은 그렇게 다가온다. 어릴 적 나는 산타에게 선물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 그 기억이 아쉬운 것도, 특별히 서운한 것도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성탄절은 나에게 설렘보다는 조용한 불안으로 다가왔다. 이날이 어떻게 흘러갈지, 내가 어디에 있을지, 누구와 함께할지—아무것도 분명하지 않다. 그래서 괜히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3
그렇다고 이 날이 완전히 슬픔만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성탄절은 여전히 따뜻한 날이다.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날을 조심스럽게 살아간다. 나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주기도 하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짧은 인사를 남기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아주 작은 기쁨이 남는다.